1. 2011년 연구센터 출발의 세 가지 현실인식
1) 현대사회의 복합적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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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세계는 신자유주의적 시장질서의 강화와 이에 대한 저항의 격화, 테러와 대테러전쟁의 확대로 인한 불안과 공포의 확산
기후변화를 비롯한 환경위기의 일반화, 자원의 고갈과 자원쟁탈을 둘러싼 갈등의 확대 등 ‘복합적 위기’의 시대에 들어섰다.
2) 3·11의 충격과 위험사회의 도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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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1년 3·11대지진과 ‘후쿠시마 원전사고’는 개발주의의 독주, 과학기술에 대한 맹신, 관료적 전문가주의가 위험을
해결하기보다는 오히려 위험의 원천이 되고 확산 경로가 되는 현실을 보여주었다. 뿐만 아니라 ‘황사(黃砂)’와 ‘미세먼지’의 만연,
사스(SARS)와 메르스(MERS) 같은 전염병의 창궐, 세월호 사건에서 드러난 국가의 무능과 자본의 탐욕은 위험사회에 대한 인식
을 확산시키는 계기가 되었고 지속가능사회에 대한 요구를 증대시켰다.
3) 신자유주의의 동력: 공동자원의 강탈에 의한 축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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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위기와 위험이 심화되는 핵심적 이유 가운데 하나는 권력과 자본에 의한 공동자원의 강탈과 파괴에 있다. ‘강탈에 의한
축적’ 경향은 신자유주의의 지배적인 원리로서 이때 강탈되는 핵심적인 것이 바로 공동자원이다. 신자유주의는 민중들의 삶의
토대가 되는 공동자원을 사유화하고 공공자원을 민영화하여 자본의 수익을 극대화하는 한편 자연자원을 상품화하여
신성장동력으로 삼아왔지만, 그 결과는 사회적·경제적 불평등의 심화로 나타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2011년 한국연구재단은 한국사회과학연구사업(Social Science Korea)사업의 일환으로 ‘위험사회의 도래와 지속가능성’이라는 아젠다를 제시했으며, 본 연구센터는 이에 지원함으로써 2011년 9월부터 ‘자연의 공공적 관리와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이라는 주제로 연구를 시작하였다.
한국사회과학연구사업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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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구재단은 2010년부터 사회과학분야의 집단적 연구를 활성화하기 위하여 한국사회과학연구사업(Social Science Korea)을
시작하였다. 이 연구사업은 단계적인 성장 모형을 따르고 있어서, 소형단계의 연구팀에게 3년간의 연구 지원을 제공한 뒤에 심사를
거쳐 중형 단계 연구단을 선정하며, 중형단계 연구단에게 3년간의 연구 지원을 제공한 뒤에 심사를 거쳐 대형단계 연구센터를
선정하여 4년간의 연구 지원을 제공하고 있다. 본 연구센터는 2011년에 소형단계 연구팀에 선정되었으며, 2014년에는 중형단계
연구단에 선정되었으며, 2017년에는 대형단계 연구사업에 선정되어 2017년 9월에 제주대학교에 ‘공동자원과 지속가능사회
연구센터’를 설립하였다.
2. 제주대학교 공동자원 연구센터의 비전과 전략
1) 연구의 성과
- ① 소형단계 연구의 비전과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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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연구단은 지난 2011년부터 ‘위험사회의 도래와 지속가능성’이라는 아젠다 하에서 ‘자연의 공공적 관리와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이라는 주제로 연구를 수행했다. 3년간의 소형단계 연구는 ‘공동자원에 관한 기초적·비판적 접근’이라는 비전속에서
자연자원의 공공적 관리를 위한 기초적인 개념과 이론의 적실성을 검증하고 창조적으로 변형하여 제주의 현실에 적용하는
과정이었다. 이 과정에서 우리는 오스트롬의 CPRs 개념을 사회경제적 공정성의 개념과 결합하고, 이것을 제주의 땅·물·바람에
관한 연구에 적용했다.
- ② 중형단계 연구의 비전과 성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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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부터 시작된 중형단계 연구는 ‘공동자원에 관한 다층적·통합적 연구’라는 비전 속에서 공동자원 연구의 범위를 동아시아
지역으로 확장하는 한편, 각 분과학문 연구자들의 공동연구와 공동저술을 통해 통합적 연구를 지향하는 것이었다. 본 연구단은
중형 단계 연구를 통해서 한국, 일본, 중국, 대만 등 동아시아 여러 사회에서 공동자원이 관리되는 서로 다른 방식과 존재 조건을
확인했다. 또한 우리는 중형단계 연구 과정에서 제주 지역의 공동자원에 관한 보다 심층적인 연구를 진행하였고, 이를 통해
지역(local) 차원에서 지속가능한 사회모델을 구성했다.
- ③ 이론적·실천적 혁신의 조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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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소형과 중형단계 연구를 통해, 공동자원을 연구해 온 기존의 주류적 흐름들이 지닌 한계를 인식하고 혁신의 지점들을
탐색하였다. 우리는 이와 같은 한계들은 엘리너 오스트롬이 주도한 주류의 공동자원 연구 흐름 속에서 ‘변동과 이행’의 문제가
제대로 해명되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판단한다. 기존의 주류 연구 속에서는 공동자원과 커뮤니티의 존재가 고정적인 것으로
전제되어 있으며 최종적으로 변동하는 것은 관리규칙으로서의 제도에 국한되어 있는 것이다. 따라서 이론적인 측면에서 우리는
공동자원과 커뮤니티의 사회적 구성과 재구성의 문제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 실천적인 측면에서는 현대사회의 개혁과 전환을 위해
공동자원의 영역을 확장함으로써 정치경제권력을 재편하는 공유의 정치와 운동을 전개할 필요가 있다.
2) 공동자원 연구센터의 비전과 전략
비전
공동자원의 확장·현실화 전략으로 지속가능사회의 토대를 구축한다
3대 전략
- ① 제주발 공동자원 모델의 구축과 발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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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제주에서 공동자원을 지속가능하도록 이용하고 관리하는 다양한 사례들을 발굴했다. 우리는 이 성과를 발전시켜 지역
수준에서의 지속가능한 사회 모델을 구축하고, 이를 기반으로 한 제주의 미래비전을 제시할 것이다.
- ② 공동자원의 확장·현실화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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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동자원의 확장’ 전략은 현존하는 공동자원의 유지와 보존뿐만 아니라 새로운 공동자원의 창출에 연구와 실천의 초점을
맞춘다는 것을 말한다. ‘공동자원의 현실화’ 전략은 기존 공동자원의 유지뿐만 아니라 새로운 공동자원의 창출과 유지를 가능케
하는 제도적·문화적 조건들을 연구하고 생산함으로써 안정적인 ‘공동자원의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을 의미한다.
- ③ ‘자치공공성의 확보’를 통한 공공성의 재구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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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국가공공성을 민주화하려는 기존의 전략과 더불어, 자치와 풀뿌리민주주의에 기반을 둔 다양한 사회혁신의 노력을
결집하여 정치적 의제로 구성하는 ‘자치공공성을 확보’하는 투트랙 전략을 제시한다. 공동자원의 영역을 확장하고 현실화하는
‘공유의 정치’와 ‘공동자원 운동’을 활성화하고, 국가와 시장 중심의 질서를 비판하는 다양한 영역의 자치의 실험들을 장려하고
연결함으로써 공공성을 민주적으로 재구성하는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다.
[그림] 공동자원 연구센터의 비전과 전략